KDI 석 달째 "경기 하방위험 확대" 진단…건설 부진·수출 둔화
건설업 생산 27.3% ↓…취업자 수·내수까지 영향 확산
자동차·철강 등 美 관세에 직접 타격
[연합뉴스TV 제공]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 달 연속 우리 경제에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 확대의 영향이 점차 확산하면서 수출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건설 불황의 장기화가 투자 및 고용 지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더해지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월 전산업생산은 1년 전보다 3.5% 감소했다. 특히 건설업 생산(-27.3%)은 작년 1월 생산이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감소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건설 수주, 건축 착공 면적 등 선행지표의 개선세도 약화했다.
1월 취업자 수 역시 건설업 취업자가 큰 폭으로 감소(-16만9천명)하면서 13만5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부 일자리 비중이 높은 임시직(7만2천명)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지만, 자영업자(-2만8천명) 및 일용근로자(-11만6천명)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8일 새벽 인력사무소가 밀집한 서울 남구로역 인근 인도가 일감을 구하려는 일용직 구직자들로 가득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는 약 192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8천명이 줄었다. 이는 2017년 1월(188만9천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이다. 2025.2.18 [email protected]
KDI는 소비와 투자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내수가 미약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진단했다.
1월 소매 판매는 설 명절 등의 일시적 요인으로 보합세를 보였으나, 고금리 기조 및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설비투자(-3.1%)는 조업일수 축소 등 일시적 요인으로 감소했다. 통상 갈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 하방 요인도 여전히 남아있다.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물가 상승세는 둔화 흐름을 보였다.
2월 소비자물가는 상품과 서비스 가격 모두 하락하며 전월(2.2%)보다 낮은 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향후 물가의 하방 압력도 커졌다고 KDI는 분석했다.
[연합뉴스TV 캡처]
수출 증가세 역시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2월 수출은 1.0% 증가했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5.9%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의 높았던 증가세가 둔화하고, 이를 제외한 품목들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수출 활력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KDI는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이 향후 수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對)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부품, 일반기계, 철강 제품 등이 모두 미국 관세 인상의 직접적 위험에 노출돼있어 향후 우리 수출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정국 불안의 영향은 점차 완화하고 있으나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심화하면서 세계 무역 위축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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