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기록적 폭등 피로감·깜짝 개선 CPI 무소용…반락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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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트럼프 풋(Put)'에 힘입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번째 큰 폭으로 날아오른 지 하루 만에 반락 출발했다.

단기 폭등에 따른 피로감을 보이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하는 양상이다. 상승폭이 컸던 만큼 여진도 크다.

개장 전 발표된 신규 물가지표가 '깜짝' 개선세를 보였으나 '관세'가 화두인 시장에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900.67포인트(2.22%) 낮은 39,707.78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6.24포인트(2.68%) 내린 5,310.6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557.09포인트(3.25%) 밀린 16,578.88을 각각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전날 기록적 폭등세로 마감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반나절 만에 협상 시간 확보를 이유로 중국을 제외한 75개국에 '90일 유예 조치'를 내리자 시장이 반색했다.

나스닥지수 상승률(12.16%↑)은 2001년 1월 이후 24년 만에 최대, 사상 2번째로 컸다. S&P500지수 상승률(9.52%↑)은 2008년 이후 최대, 다우지수 상승률(7.78%↑)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 규모였다. 거래량도 월가 사상 최대치인 300억 주에 달했다.

미국은 상호관세에 맞선 중국에 125% 관세를 때렸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84%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투자자들은 억눌려있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급분출시켰었다.

하지만 효과가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다.

나스닥지수가 약세장을 탈피했으나, 3대 지수는 여전히 조정 국면에 잠겨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2020년 5월(0.1%↓) 이후 5년래 최저치다. 연합인포맥스의 시장예상치(0.1%↑)보다 양호했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2.4%도 시장예상치(2.6%↑)를 밑돌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이 역시 시장예상치(0.3%↑·3.0%↑)를 하회한다.

함께 발표된 주간(3월30일~4월5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2만3천 명으로, 직전주 대비 4천 명 증가하며 시장예상에 부합했다.

투자사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 공동 창립자 폴 히키는 "평소 같았으면 주가를 급등시킬 만한 호재이나, 관세 불확실성이 효과를 잃게 했다"고 평했다.

전날의 '매수 쓰나미'는 자취를 감췄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는 전날 7종목 모두 10~22% 뛰었다가 일제히 반락세로 장을 열었다.

전날 M7 중 가장 큰 반등세를 보였던 테슬라(22.69%↑·2013년 이후 최대) 주가는 6% 이상 되돌림했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최고경영자(CEO)였던 1998년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폭등(15.33%↑)했다가 3% 이상 뒷걸음쳤다. 시가총액 1위 자리는 되찾은 상태다.

전날 상장 이래 최대 폭인 18.72% 급등했던 엔비디아 낙폭은 5% 이상, 메타(페이스북 모기업) 4% 이상, 아마존 3% 이상,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기업) 각각 2% 이상 밀렸다.

AMD 6% 이상, 브로드컴·인텔·슈퍼마이크로컴퓨터 각각 5% 이상,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5% 이상 반락했다.

미국의 대표적 철강기업 US스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신일철의 인수 계획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후 주가가 7% 이상 떨어졌다. US스틸은 지난 7일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 인수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16.22% 뛰었었다.

미국 양대 자동차 기업 GM(제너럴 모터스)과 포드는 골드만삭스가 관세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여파로 주가가 각각 4% 이상, 3% 이상 내렸다.

대형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전날 주가가 각각 26%·23% 뛰면서 2008년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으나 이날 각각 8%대 급락세다. 델타항공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성장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주들도 일제히 반락세다.

골드만삭스·시티그룹·웰스파고·뱅크오브아메리카 각각 4% 이상, JP모건 2% 이상 하락했다.

이날 글로벌 소매 유통업체 코스트코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호실적을 내놓아 주가가 2% 이상 상승했다.

자산운용사 노스라이트 최고 투자책임자 크리스 자카렐리는 "관세·인플레이션 모두 걱정을 떨쳐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관세 협상이 전면적으로 타결되어야 비로소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스탠리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가펜은 "관세 유예 조치가 시장에 도움이 되기는 했으나 불확실성을 줄이지는 못했다"고 평했다.

경제매체 CNBC는 "전날 주가 폭등이 '시장이 위기를 벗어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금융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안도 반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는 동반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3.99%, 독일 DAX지수는 4.86%, 영국 FTSE지수는 3.29% 각각 뛰었다.

국제 유가는 급락세다.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4.49% 낮은 배럴당 59.55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4.05% 내린 배럴당 62.83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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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04/11 00:21 송고 2025년04월11일 00시21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