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팔레스타인' 의심받는 在美 외국인학자 이민당국에 또 구금
컬럼비아大 반전시위 관여자 이어 조지타운大 연구원 체포
[촬영 조준형]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거나, 팔레스타인과 연결 고리가 있는 재미 외국인 학자들이 잇따라 된서리를 맞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계 미국인과 결혼한 조지타운대(워싱턴 DC 소재) 박사후과정 소속 연구원 바다르 칸 수리(인도 국적) 씨가 지난 17일 버지니아주 소재 자택 밖에서 국토안보부 소속이라고 신분을 밝힌 요원들에 의해 체포돼 루이지애나주의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트리샤 맥라플린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수리 씨가 "하마스의 선전·선동 내용을 확산시키고, 소셜미디어에서 반유대주의를 조장"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국무부 장관실로부터 추방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리 씨의 변호인인 하산 아흐마드 변호사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의뢰인이 적법한 비자 소유자임에도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부인 마테제 살레 씨의 정체성과, 부인의 발언 때문에 체포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수리 씨의 부인인 살레 씨는 가자시티에서 태어나 중동 매체 알자지라에서 일한 이력이 있다.
살레 씨를 비판하는 이들은 이 같은 배경을 거론하며 그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수리 씨 변호인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관련된 미국 정책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비(非)시민권자를 벌주기 위해 이민법을 무기화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면서 미국 정부 당국은 의뢰인의 범죄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지타운대는 "우리는 그(수리)의 불법 활동 관여를 알지 못하며, 그의 구금에 대한 어떤 사유도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법률 시스템이 이 사건을 공정하게 판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8일 뉴욕 컬럼비아대 캠퍼스 부근의 대학 소유 아파트에서 작년 가자지구 전쟁 중단 촉구 시위를 주도한 이 대학의 대학원 졸업생 마흐무드 칼릴 씨를 체포했다.
또 국토안보부는 지난 14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출신 유학생으로, 컬럼비아대의 가자전쟁 중단 촉구 시위에 참여한 레카 코르디아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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