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황 어떻길래…트럼프 "우크라군 살려달라"·푸틴 "항복하면"
우크라, 작년 8월 러 쿠르스크 기습·일부 점령…이젠 "매우 어렵다"
트럼프 "우크라군, 러군에 완전 포위"…부인한 우크라 "전선 사수"
러, 美지원 끊긴 새 북한군 동원 공세…'협상카드 활용' 우크라 구상 타격
[EPA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간의 휴전을 두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기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일부 점령했던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주가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가 기습 공격해 일부 점령한 러시아 서남부 쿠르스크주에서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 빼앗겼던 영토의 대부분을 되찾으면서 향후 종전 협상에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주에서 전투 중인 우크라이나군 목숨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전날 푸틴 대통령과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군에 완전히 둘러싸여 매우 나쁘고 취약한 위치에 있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그들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며 "이것은 2차대전 이후 본 적 없었던, 끔찍한 학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군의 목숨을 언급한 것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린 전황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곧바로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한다면 생명을 보장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가안보회의에서 그는 "그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면 국제법과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생명과 적절한 대우를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포위됐다는 판단을 드러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일단 부인하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앞서 지난 12일 "쿠르스크에 있는 우리 군을 포위하려는 러시아군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합리적이고 필요한 한 쿠르스크에서 전선을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황 분석 단체인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 역시 14일 "쿠르스크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포위된 병력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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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전 후 영토 방어에 치중하던 우크라이나군은 작년 8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기습 진입, 일부 영토를 점령했다.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도 예상치 못했던, 러시아의 허를 찌른 과감한 공격이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런 우크라이나의 공세를 도박에 비유한다.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영토 전선 방어에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군사 자원을 소모했다는 지적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군이 무기한 러시아 영토에 주둔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쿠르스크 점령지가 향후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자국 입지를 강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러시아는 초기에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자원을 집중했다. 그리고 차츰 우크라이나의 진격이 둔화하자 점차 쿠르스크에 병력을 늘리면서 조금씩 영토를 되찾았다.
작년 10월 말부터는 북한군의 투입이 시작됐다. 북한군 약 1만1천명이 쿠르스크주에 파병됐다. 북한군은 전투 초기 막대한 손실을 겪었고 올 초엔 한동안 전선에서 모습을 감추기도 했다.
몇 주간 사라졌던 북한군은 지난 2월 쿠르스크 전선에 복귀했다. 러시아군은 북한군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진군,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땅 대부분을 다시 가져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후 3월 초 미국의 군사 정보 지원이 중단된 사이 러시아는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이 공격 선봉에 서고 곧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뒤따르는 작전이 펼쳐졌다. 북한군엔 엄청난 규모의 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정찰부대 지휘관은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디도스(DDOS) 공격처럼" 북한군 장병들이 몰려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지휘관은 북한군의 공격을 '자살 공격'으로 부르면서, 북한군 10명 중 8명을 죽였지만 자국 병력이 부족해 인해전술로 달려드는 북한군을 당해낼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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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군복 차림으로 지난 12일 쿠르스크 군사령부를 전격 방문, 자신감을 과시했다. 그는 군에 가능하면 빨리, 완벽하게 쿠르스크 영토를 해방하라고 지시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점령했던 쿠르스크 영토의 86% 이상을 탈환했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러시아는 13일엔 쿠르스크에서 한때 우크라이나군 손에 들어갔던 가장 큰 마을 수자를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수자는 쿠르스크 내 우크라이나군 보급로의 요충지다.
수자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은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NYT는 러시아의 수자 탈환 주장이 확인된다면, 러시아군의 진격으로 인해 국경을 따라 우크라이나의 통제 아래 남은 러시아 영토는 소규모 지역들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쿠르스크에서 수세에 몰린 점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쿠르스크 상황은 분명히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영토 교환 협상 카드로 쿠르스크 점령지를 활용하려던 우크라이나 계획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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