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나폴리서 40년 만에 최대 규모 지진…주민 대피·건물 피해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13일 새벽(현지시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인근 화산 지대에서 규모 4.4의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건물 피해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지구물리학·화산학 연구소(INGV)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이날 오전 1시25분께 나폴리 서쪽 캄피 플레그레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진 발생 깊이는 약 3㎞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5월에 발생한 동일한 규모의 지진과 함께 이 지역에서 40년 만에 가장 강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이후에도 6차례의 약한 여진이 발생했다고 INGV는 설명했다.
나폴리시와 그 주변 지역의 많은 주민은 공포에 휩싸여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일부 주민은 지진으로 출입문이 손상돼 열리지 않자 창문을 통해 긴급히 탈출했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주차된 차량이 낙하물에 맞아 파손됐으며, 일부 건물에는 균열이 생겼다. 진앙과 가까운 바뇰리 지역에서는 지진으로 천장이 무너져 1명이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날 총리실을 통해 성명을 내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계 부처와 긴밀히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건물 안전 점검을 위해 이날 하루 동안 휴교 조처를 내렸다.
캄피 플레그레이는 나폴리 서쪽 외곽에 있는 화산 분화구 지역으로 화산 내부의 마그마 활동 영향으로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다. 현재 80만명 이상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1538년 마지막으로 분화한 캄피 플레그레이 화산은 2005년부터 지속적인 지반 융기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이 지역 지반의 변형 속도와 크고 작은 지진 활동도 최근 들어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INGV 전문가들은 분화의 전조로 여겨지는 '얕은 마그마 상승'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대규모 분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캄피 플레그레이는 20만 년 전에 분화했을 때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분화로 기록됐고, 3만9천 년 전 폭발했을 때에는 인근 수 백 ㎢로 용암과 화산재를 뿜어내며 칼데라를 형성했다.
캄피 플레그레이 화산 인근에는 2천 년 전 분화해 폼페이 등 고대 로마 거주지를 멸망시킨 베수비오 화산도 존재한다. 베수비오 화산 역시 현재 약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분화에 대비한 인근 주민의 대피 계획도 수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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